자연과 산업이 어우러진 울산, 그리고 울산 12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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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ID GC80002439
영어공식명칭 Twelve Wonderful Sight of Ulsan, Nature and Industry Look Together Here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울산광역시
시대 선사/선시,고대/고대,고려/고려,조선/조선,근대/근대,현대/현대
집필자 강정원
[정의]
자연과 산업이 어우러진 울산을 대표하는 12곳의 관광지.

[산업도시에서 생태산업관광도시로]
울산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 중의 하나는 '산업도시'이다. 하지만 이는 울산의 진면목이 아니다. 동해 남단에 위치한 울산은 42㎞에 이르는 아름다운 해안과 도심을 흐르는 4개의 강, 해발 1,000m가 넘는 영남알프스 고봉들이 즐비해 최고의 자연 풍광을 자랑한다. 사실 울산의 자연 풍광은 산업화의 과정에서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 1962년 박정희 정권이 울산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했다. 박정희는 울산공업단지 기공식에 친히 참석해 첫 삽을 떴다. 그는 울산공단을 '조국 근대화의 초석'으로 삼았다. 군사정변을 통해 잡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 울산 사람들이 부른 시가(市歌)에는 이런 소절이 있었다. "약진하는 조국의 비약을 상징할/ 건설의 도시여/ 우리의 울산… 기름 부어 축복된/ 우리 고장을…." 하지만 건설과 기름이 축복이 되었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초기 울산공업단지를 가득 채웠던 석유화학과 비철금속은 대표적인 공해 유발 업종이다. 공장의 시커먼 연기는 공단 주변의 생태계를 빠른 속도로 황폐화시켰다. 무방비하게 버려진 공장 폐수는 강과 바다를 오염시켰다. 급기야 '온산병' 파동을 불러왔다. 1970·80년대 공장 인근의 주민들이 이름을 알 수 없는 괴질에 걸려 쓰러진 것이다. 울산의 중심을 관통하는 태화강은 '죽음의 강'으로 환경오염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이후 울산의 환경은 극적인 반전을 맞이하였다. 행정기관, 기업, 시민들이 한뜻으로 환경 되살리기에 나선 결과이다. 태화강은 생명의 강으로 부활해 도심 생태공원이 되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울산의 자연환경들도 친환경적으로 개발되어 시민들에게 되돌아왔다. 최근엔 울산의 공단마저도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하루 수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 공장과 세계1위 조선소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울산은 이제 '자연과 산업이 어우러진 생태산업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이런 울산 관광의 진면목은 '울산 12경'에 잘 함축되어 있다.

[제1경, 태화강공원과 십리대숲]
'울산 12경' 중 으뜸은 태화강대공원십리대숲이다. 이곳은 2017년 전국 12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된 도심 공원이다. 태화강은 산업화의 과정에서 죽음의 강이 되었다가 시민들의 노력으로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난 울산 관광의 대표 브랜드이다. 여의도 공원의 2.5배에 달하는 53만 1000㎡ 면적의 태화강대공원은 전국 최대 규모의 화초 단지와 십리대숲, 철새공원이 있다. 여기에 태화루, 십리대밭교, 태화강전망대, 만희정 등 관광객들의 볼거리와 휴식 공간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울산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 손색이 없다.

이 중 지난 2014년 4월 완공된 태화루태화강은 물론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 남산 12봉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울산 관광의 핵심 포인트다. 태화루는 부지 면적 1만 403㎡, 건축 연면적 731㎡ 규모로 본루[면적 233㎡]와 행랑채와 대문채, 사주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누각은 밀양의 영남루보다 넓다. 누각은 화려한 주심포 양식으로 고려시대의 건축 양식이다. 태화루에는 낮 시간 누구나 올라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 태화교 쪽 진입로에는 전시실도 마련되어 있어 태화루의 역사와 함께 복원 과정에서 나온 유물도 만날 수 있다.

십리대밭교는 울산의 도심에 해당하는 남구와 중구를 잇는 보행자 전용 다리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십리대밭교는 특히 야경이 아름답다. 십리대밭교에 오르면 맑아진 태화강의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태화강을 여유있게 헤엄치는 황어, 누치 등 물고기들의 행렬도 볼 수 있다.

십리대밭교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태화강대공원이 시작된다. 오랫동안 하천 부지로 방치되었던 이곳은 하마터면 사람들의 주거 공간이 되어 콘크리트로 뒤덮일 뻔했다. 하지만 울산광역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자연 생태 및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바뀌었다. 사유지였던 태화강변 일대가 주택 단지로 바뀌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1인 1평 사기' 시민운동이 이어졌다. 결국 2006년 시가 부지 매입에 나서 여의도공원의 2.3배 크기인 태화강대공원을 조성했다. 부지 내의 실개천과 습지, 소, 저류지 등은 원래 모습을 그대로 활용했고, 인공 구조물을 최소화했다. 특히 약 10만㎡가 넘는 초화류 단지에는 계절별로 다양한 꽃이 피어 찾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초화 단지에는 꽃양귀비, 수레국화, 안개초, 작약 등 10여 종 6,000만 송이가 재배되고 있다.

공원 내 십리대숲[면적 29만 ㎡]은 이름 그대로 대숲의 길이가 10리[4㎞]나 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붙여진 이름이다. 폭은 20~30m 가량이다. 태화강 대숲은 용금소 인근에서부터 태화강대공원 서쪽에 위치한 오산까지 이어진 뒤, 강 건너 쪽으로는 삼호철새공원에서 구 삼호교 아래까지 이어진다. 중구 쪽 대숲에는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 시민들의 힐링 장소가 되었다. 태화강 십리대숲은 정부가 주관하는 '2017 열린 관광지'이다. 장애인과 노인,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불편함 없이 관광을 할 수 있는 무장애[barrier free] 관광지인 것이다.

태화강대공원의 남쪽 철새 보금자리인 태화강 철새공원도 꼭 둘러보아야 할 곳이다. 모두 26만㎡ 규모의 태화강 철새공원에는 대나무 외에도 벚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곰솔 등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 철새가 서식하기 좋은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태화강 철새공원에는 3월에서 10월까지는 백로 8,000여 마리가, 10월에서 3월까지는 떼까마귀, 갈까마귀 5만 여 마리가 찾고 있다.

태화강 풍경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태화강전망대도 인기다. 이 전망대는 1995년도까지 울산국가산업단지 기업체에 공업용수 공급을 담당했던 취수탑이었다. 하지만 현대적 감각으로 리모델링을 해 현재 지상 4층 규모의 전망대로 변신했다.

가지산 쌀바위백운산 탑골샘에서 발원해 울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태화강연어와 수달 등 700여 종이 넘는 동식물이 살아가는 생태의 보고다. 환경부에서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정도로 생태 보존이 잘 되어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2경, 대왕암공원]
울산의 명소 중 '관광도시 울산'을 가장 잘 담아내는 곳은 어딜까? 아마도 동구 대왕암공원이 첫손에 꼽힐 것이다. 동해의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 낸 해안의 기암절벽들과 사시사철 푸른 기상을 뽐내는 소나무 숲이 있는 대왕암공원은 공단이 즐비한 울산에서 흔치않은 최고의 자연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해안 길 곳곳엔 이야기도 넘쳐난다.

KTX와 고속도로를 이용해 울산을 방문하는 이들이 대왕암공원에 가려면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울산대교를 건너야 한다. 남구 쪽에서 울산대교를 진입하면 포구 건너편이 동구이다. 다리를 지나면서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수많은 배들이 보인다. 남쪽으론 석유화학공단이,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현대자동차 선적 부두이다. 산업도시의 역동성이 전율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울산대교를 지나 동구 도심을 5분 정도만 달리면 지금껏 상상했던 산업도시 울산의 이미지와 다른 낯선 곳을 만난다.

대왕암공원은 공원 내 해송림과 대왕암이 푸른 바다와 잘 어우러져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1906년에 설치된 울기등대가 있어 울기공원이라고 불리다가 2004년 ‘대왕암공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공원 입구에서 등대까지 가는 600m의 산책로는 송림이 우거진 길로, 100여 년 동안 거친 해풍을 버티며 자리를 지켜온 소나무들이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제는 1905년 동해가 한눈에 보이는 이곳에 등간(燈干)을 설치했다. 울산의 끝이라는 뜻을 그대로 옮겨 이름 붙인 것이다. 주변의 소나무가 자라면서 해상에서 등탑이 보이지 않자 이 등대는 지난 1987년 불이 꺼졌다. 대신 앞쪽에 키 큰 촛대 모양의 새로운 등대가 세워졌다. 울기등대 구 등탑은 등록문화재 제106호로 등재되어 있으며, 2007년에는 아름다운 등대 16선과 등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대왕암공원 앞바다를 밝히는 것은 신 등탑 불빛이다. 해무가 짙은 날 무산(霧散) 소리로 선박들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등대에서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 대왕암이다. 대왕암엔 통일신라시대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은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며 경주 양남의 수중릉에 잠 든다. 문무왕의 왕비도 죽어서 해룡이 되어 울산 바닷가의 큰 바위[댕바위] 밑으로 숨어든다. 그 바위가 바로 울산의 대왕암이다. 대왕암으로 가는 길엔 철제 다리가 놓여 바다 쪽 꼭대기까지 갈수 있다. 대왕암 정상의 전망대에 서면 울산의 동쪽 땅 끝임을 실감할 수 있다. 짙푸른 동해 바다가 금방이라도 품에 안길 듯 하다.

대왕암에서 나와 해안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최근에 조성된 캠핑장이 있다. 울산광역시 동구청이 직접 운영한다. 오토캠핑 36면, 카라반 17면으로 총 53면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대왕암공원에는 해안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이 나 있다. 제주도의 올레 길을 닮았지만 울산 동구만의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왕암과 오토캠핑장 사이에는 몽돌해변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과개안[너븐개]이라고 부른다. 넓고 포근한 이곳 해안에서 1960년대까지 고래를 포획했다. 옛날 이곳 해변에 많은 고래가 밀려오기도 해 주민들이 동원되어 바다로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1977년 귀신고래가 동해안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곳이기도 하다.

슬도 등대가 가까워지면 최근 건립된 소리체험관이 나온다. 소리체험관은 새벽 종소리[동축사], 숲 바람 소리[마골산], 계곡 물소리[옥류천], 엔진 소리[현대중공업], 출항 뱃고동 소리[신조선], 무산 소리[울기등대], 몽돌 물 흐르는 소리[대왕암공원], 몽돌 파도 소리[주전해변], 슬도명파 등 울산 동구를 총 9가지의 소리로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체험관 앞 긴 방파제를 건너면 곰보섬 슬도다. 슬도의 바위들은 돌맛조개들이 남긴 구멍 때문에 마치 곰보처럼 변했다고 한다. 이 구멍으로 바닷물이 들고 나는 소리가 거문고의 소리를 닮았다고 해 '슬도(瑟島)'가 되었다.

[제3경, 가지산 사계]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에 위치한 가지산은 낙동강과 동해를 나누면서 남하하는 낙동정맥에서 3번째로 높은 산[해발 1,241m]이다.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울산의 산 중 최고봉이다.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가지산에는 수량이 풍부한 폭포와 아름다운 소(沼)가 많아 철마다 그 비경을 달리한다. 뿐만 아니다. 760여 종에 이르는 식물과 우리나라 전체 조류 450여 종 가운데 100여 종의 새가 살고 있어 '자연이 만든 거대한 동·식물원'으로 불릴 정도다.

봄에는 진달래와 천연기념물 제462호인 철쭉나무군락이 봄 정취를 한껏 자아내고, 여름에는 석남사 계곡, 심심이 계곡, 학소대폭포가 있는 학심이골, 오천평반석이 있는 쇠점골 계곡, 호박소가 있는 용수골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다. 가을이면 단풍이 곱게 물들어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며, 겨울에는 쌀바위 주변에 쌓인 설경이 아름답다. 가지산의 4계 모두 빼 놓을 수 없는 울산의 자연 풍광이다.

가지산에는 신라 흥덕왕 때에 전라남도 보림사에서 가지선사라는 승려가 와서 세운 석남사가 있다. 석남사는 비구니 도량으로 손꼽힌다. 경내에는 석남사 승탑(石南寺僧塔)[보물 제369호]·석남사 삼층석탑 등이 있다. 운문사·대비사와 함께 비구니 전문 수도장으로 유명하며, 노송과 단풍의 울창한 숲은 수려한 경관을 이룬다.

울산은 알프스의 도시이다. 가지산을 비롯하여 간월산신불산, 고헌산, 능동산, 배내봉 등 1,000m에 이르는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다. 양산의 영축산과 밀양의 재약산 천황봉과 사자봉을 아우르면 '영남알프스'가 된다. 이들 고봉들의 억새 군락지를 연결하는 약 30㎞ 길이 '하늘억새길'이다.

[제4경, 신불산 억새평원]
영남알프스 7봉을 잇는 하늘억새길 중 압권이 신불산 억새평원이다. 간월재에서 남쪽 영축산[취서산] 쪽이 신불평원이다. 신불산[해발 1,209m]은 울주군 상북면삼남면, 양산의 하북면 일대에 걸쳐 있다. 산 정상부에 넓은 벌을 형성하고 있는 신성하고 밝은 산이다. 정상에서는 동쪽으로 언양과 울산 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신불산 정상엔 나무 데크와 고무 재질의 계단 통로 등 등산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이 시설들 덕분에 억새들은 등산객들의 거친 발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신불산 정상부 바로 밑으로 신불공룡[칼바위]을 볼 수 있다. 기묘한 암릉들이 자태를 뽐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신불산에는 봄이면 억새밭의 파릇파릇한 새순을, 가을이면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억새를 보기 위해서 수많은 등산객들이 몰려든다. 가을이 되면 신불평원의 억새가 수채화처럼 하얗게 펼쳐진다. 신불재와 영축산 사이의 330만㎡[100만 평]의 억새 군락지는 재약산의 사자평, 양산 천성산 화엄벌과 더불어 영남알프스의 억새 능선을 대표한다. 협곡과 울창한 수림 등이 어우러진 경관이 빼어나 지난 1983년에 신불산군립공원[면적 11.7㎢]으로 지정되었다.

신불산에서 발원한 작괘천신불산·간월산 사이에서 흐르는 태화강의 상류이며, 강물에 의해 침식된 기이한 모양의 넓은 반석들이 펼쳐져 있다. 신불산홍류폭포를 품고 있다. 35m의 물기둥 아래 자욱한 물안개는 심산 계곡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이다. 그 아래 작천정은 예로부터 선비들이 풍류를 읊던 곳이며, 계곡의 맑은 물, 기묘한 형태의 암반,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여 한층 더 조화를 이룬다.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현 등억알프스리] 간월사지에는 석조여래좌상(石造如來坐像)[보물 제370호]이 있다.

[제5경, 간절곶 일출]
새해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간절곶이다. 포항의 호미곶보다 1분, 강릉 정동진보다 5분 정도 해가 빨리 뜨는 일출 명소로, 매년 1월 1일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진하해수욕장, 명선도, 서생포 왜성과 어우러져 있는 간절곶은 '2017년 한국 대표 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울산의 대표 관광지다. ‘간절곶’이라는 이름은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먼 바다에서 이곳을 바라보니 마치 긴 간짓대[대나무 장대]처럼 생겼다고 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간절곶의 명물 중의 하나는 '소망우체통'이다. 이 우체통은 1970년대 체신부에서 사용했던 추억의 우체통을 그대로 재현해 2006년 12월 22일에 설치되었으며, 가로 2.4m, 세로 2.0m, 높이 5m, 무게만도 7톤에 이르는 엄청난 크기다. '간절'이라는 지명에 맞게 간절한 소망과 염원을 담아 우체통에 넣으면 그 소원이 꼭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이 담겨져 있다. 우체통 주변에는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선 모녀상이 있다. 이는 신라 충신 박제상의 부인과 두 딸이 치술령에 올라 애절하게 남편을 그리워하던 마음과 출어한 어부의 무사귀향을 비는 가족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세운 동상이다.

육지 쪽으로 돌아서면 하얀색 등대를 마주하게 된다. 간절곶 등대는 1920년 3월에 처음 설치되었으나 2001년 현재의 모습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등대전시관이 있는 건물 옥상에서 등대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는 눈맛이 일품이다. 간절곶에는 1920년대부터 등대가 있었지만, 현재 있는 것은 2001년에 지었다. 등대 내부에는 홍보관이 있다. 우리나라의 의미 있는 등대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전시해 놓았고, 각종 조난 때에 사용하는 장비들을 볼 수 있다. 등대와 관련된 전시물을 보며 전망대로 올라가면 간절곶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넓게 펼쳐져 있는 잔디밭과 곳곳에 배치해 있는 조형물,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의 모습 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간절곶 인근의 진하해수욕장에는 1㎞에 달하는 모래밭이 40m가 넘는 너비로 펼쳐져 있다. 여름철이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피서객들로 북적인다. 피서철이 아니더라도 '세계윈드서핑대회'가 열리는 등 해양 레포츠의 메카로 손색이 없다. 진하해수욕장 북쪽 강양포구 쪽에는 명선교, 명선도, 이덕도가 볼거리다. 명선교명선도는 아름다운 일출과 야경 때문에 사진가들에게는 성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진하리온산읍 강양을 잇는 명선교는 길이 145m, 너비 4.5m, 높이 17.5m에 이르는 보행자 전용 교량이다. 교각에는 660개의 조명등이 설치되어 있어 포구의 풍광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있다.

울주군 서생면에서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서생포 왜성이다. 서생포 왜성임진왜란 초인 1592년(선조 25) 7월부터 1593년(선조 26)에 걸쳐 일본 장수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지휘하여 돌로 쌓은 16세기 말의 전형적인 일본식 성이다. 초입에는 왜적과 싸우다 전사한 53명의 충신들을 위해 세웠다고 전해지는 창표당(蒼表堂)을 복원해 놓았다.

[제6경,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지구상에 알려진 가장 오래된 포경 유적[신석기시대]으로 알려진 국보 제285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북태평양 연안 지역의 선사시대 해양어로문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보 제147호인 천전리 각석은 선사시대 암각화와 신라시대 세선화, 명문 등 여러 시대에 걸쳐 각종 문양들이 새겨져 있어 역사·교육적 가치가 매우 크다. 우리 정부와 울산광역시는 두 암각화 유산과 이를 품은 대곡천 일대의 문화유산을 묶어 '대곡천암각화군'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971년에 발견된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반구대 암각화는 7,000년 전 선사인들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수직의 거대한 바위면 아래에 높이 3m, 폭 10m에 걸친 암각화에는 고래 등 동물과 인물, 도구 등 75종 300여 점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대부분 도구를 이용해 쪼아 새긴 것으로 학자들은 신석기~청동기시대에 걸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래, 거북, 호랑이, 멧돼지 등 동물들과 작살, 그물 등 수렵 도구, 그리고 사람 얼굴과 전신상이 새겨져 있어 그 당시 생활상을 한눈에 짐작해 볼 수 있다. 암각화는 주인공은 아무래도 고래다. 작살 맞은 고래부터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배를 타고 고래를 잡는 어부 등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반구대에서 대곡천을 따라 좀 더 상류로 가면 천전리 각석을 만날 수 있다. 너비 9.5m, 높이 2.7m 의 천전리 각석은 바위면 자체가 1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이 때문에 수천 년 동안 비바람을 견딜 수 있었다. 남성을 상징하는 돌출형 바위에는 여성의 성기를 새기면서 다산을 염원한 흔적이 보인다. 동심원에서 긴 타원형으로, 그리고 사각형으로 바뀌었지만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천전리 각석 아래 부분에는 300자가 넘는 신라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신라 법흥왕 대에 두 차례에 걸쳐 유람한 것을 기념하여 새긴 것으로 추정된다. 법흥왕의 동생인 사부지 갈문왕과 사촌 누나가 놀러와 새긴 525년(법흥왕 12) 6월 18일의 명문을 서각 원명[오른쪽 명문], 그 뒤 사부지 갈문왕 일행이 539년(법흥왕 26) 7월 3일 다시 와 기록한 것을 서각 추명[왼쪽 명문]이라 한다. 명문 중에는 ‘사탁부(沙啄部)’라는 부명이 여러 번 언급되어 있다. 이것은 이곳이 신라 6부의 하나인 사탁부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장소임을 뜻한다. 이곳은 사탁부의 고유 종교 의식이 행해지던 성지(聖地)였을 가능성이 높다.

천전리 각석 맞은편 평평한 바위는 약 1억 년 전 백악기시대를 살았던 중대형[길이 5~25m] 공룡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곳엔 대형 초식 공룡인 한외룡[울트라사우루스]을 비롯하여 중형 초식 공룡인 이구아나룡에 속하는 고성룡[고성고사우루스] 등의 공룡발자국 화석 200여 개가 확인되었다.

암각화와 공룡 화석을 품은 대곡천백운산 탑골샘에서 발원한 태화강 물길이다. 이 물길에는 칼로 깎은 듯 우뚝하게 서있는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대곡댐을 기점으로 상류에는 백련구곡(白蓮九曲), 하류에는 반계구곡(磻溪九曲)이 형성되어 있어 옛부터 지조 높은 선비들이 이곳을 찾아 시문을 짓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전한다. 대곡천에는 반구대 암각화천전리 각석 등의 모형을 전시해 놓은 울산암각화박물관대곡댐 수몰 지역의 각종 유물과 유구들을 전시하고 있는 울산대곡박물관이 있다.

[제7경, 강동·주전 몽돌해변]
동구 주전에서 북구 강동으로 이어진 해안은 온통 '몽돌'이다. 몽돌은 자갈이 오랜 세월 파도에 휩쓸려 깎이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동해의 거친 파도가 빚어낸 몽돌이 가득한 해변은 모래 해변과는 또 다른 감흥을 준다. 북구 정자항에서 산하동에 이르는 약 5㎞ 구간의 정자해변은 고운 모래 대신 지름 2~5㎝ 크기의 자갈돌이 널려 있어 몽돌해변이라 부른다. 동구 강동에서 늘어선 해안의 남쪽이 동구 주전동이다. 주전은 땅이 붉다는 뜻으로, 실제 땅 색깔이 붉은색을 띠고 있다. 해안을 따라 1.5㎞의 주전 해안에도 직경 3~6㎝의 새알같이 둥글고 작은, 까만 자갈[몽돌]이 길게 늘어져 절경을 이루고 주변에는 노랑바위, 샛돌바위 등 많은 기암괴석이 있다.

강동해변의 북쪽 끝자락인 산하동에는 주상절리가 있다. 이 주상절리는 2,000만 년 전인 신생대 3기에 분출된 용암이 냉각되면서 열 수축 작용으로 생성된 냉각 절리다. 생김새는 수평 또는 수직 방향으로 세워진 목재 더미 모양을 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이 빚어낸 이 천연의 조각 작품은 삼각, 사각형, 육각형 기둥모양의 바위가 겹쳐져 있다. 아름다운 주상절리가 위치한 마을 이름이 '화암'이다. 화암 주상절리는 현재 울산광역시 기념물 제42호로 지정되어 있다.

정자해변에는 어선, 방파제, 빨간 등대 등이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정자항 입구에는 정자마을 어촌계가 운영하는 활어 직판장이 있어 싱싱한 회도 맛볼 수 있다. 주전해변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곳에 주전마을이 있다. 이 마을엔 맨손잡이 체험, 낚시 체험, 투명카누, 어선승선 체험 등 10가지 어촌 체험 프로그램이 연중 운영되고 있다. 주전마을 앞 대규모로 조성된 바다숲에서 해양 생물을 직접 만져보며 아이들은 자연을 배운다. 바다는 여름이라지만 주전마을은 계절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거리를 준비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주전에는 주전 봉수대가 있고 어물동 금천마을에는 어물동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제8경, 울산대공원]
울산대공원은 도심 공원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면적 369만㎡]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도심 생태공원이다. 장미원과 나비식물원, 동물원, 느티나무 산책로, 이색 놀이터 등 다양한 체험 공원이 마련되어 있으며, 매년 5월경에는 장미축제가 열려 아름답고 다양한 장미꽃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울산대공원은 지난 1995년 주식회사 SK가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110만 여 평의 부지에 1000억 원을 투자해 시설을 조성한 뒤, 이를 울산광역시에 무상 기부하기로 함에 따라 조성되었다. 1997년 10월 공사를 시작해 1차 사업은 2002년 4월에 끝났다. 공사비는 816억원[시비 273억원]이 들었다. 2차 공사는 같은 해 5월 시작해 2006년 5월에 끝이 났다. 사업비는 611억원[시비 154억원]이다. 1차 사업 완료와 동시에 1차 개장한 데 이어, 2005년 9월에 2차로 개장했다.

주요 시설로는 수영[아쿠아시스]을 비롯해 4개의 크고 작은 연못, 산책로, 각종 놀이 시설, 옥외 공연장[2,500석 규모], 광장, 다목적 구장(球場), 소풍 공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미원도 조성되어 있어 해마다 5월이면 장미축제가 열린다. 그밖에 편의점, 식당, 자전거·유모차 대여소, 856대를 주차할 수 있는 대규모 주차장, 6개의 분수, 응급실, 미아보호소 등 다양한 부대 시설이 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배울 수 있는 열린 자연학습 공간인 동물원도 있다. 이곳엔 10여 종의 다양한 앵무새, 일본원숭이, 사막여우 등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과 움직임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어 이용객들이 동물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울산대공원 주위로는 '솔마루길'이 조성되어 있다. 솔마루길은 남구 선암공원신선산[4㎞], 울산대공원[10㎞], 삼호산[6㎞], 남산[4㎞]을 지나 태화강 십리대숲까지 24㎞를 잇는 산책로다. 소나무와 산등성이[마루]가 많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심 속 산과 호수, 강을 연결해 가족이 산책을 즐기기 좋은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2011년에 개관한 울산박물관도 공원 안에 있다. 울산의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의 발자취를 전시한 역사관, 대한민국 산업 수도로서 우뚝 선 현장을 보여주는 산업사관, 울산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의 장인 어린이박물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9경, 울산대교]
울산대교울산광역시 남구 매암동에서 동구 일산동을 잇는 1,800m의 현수교다. 현수교 길이를 따지는 주경간장[교각 간의 거리]은 1.13㎞로 단경식이다. 주경간장 길이로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길며, 단경간 현수교 중에서는 국내에서 제일 길다. 울산대교는 총 5,398억 원을 투입하고 현대건설 등 9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울산하버브릿지가 건설했다. 2015년 5월 29일 준공식과 점등식을 가졌으며, 2015년 6월 1일 정식 개통했다. 완공 전에 승용차로 20~40분 정도 걸리던 방어진-장생포 간의 주행 시간을 15분 내로 줄였다.

울산대교와 인접한 동구 화정산 정상에는 울산대교 전망대가 있다. 지상 4층, 높이 63m의 울산대교 전망대에 올라서면 울산대교와 자동차, 조선해양 등 산업 시설과 울산의 시가지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특히 밤에 보는 공단과 도심은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힘든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망대 1층에는 울산대교 건립 과정을 담은 홍보관과 영상실, 기프트숍, 카페, 매점 등이, 2층은 야외 테라스와 LED장미정원, 3층과 4층에는 전망대와 옥외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울산대교 전망대는 매년 방문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명실상부 울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울산대교 전망대를 찾는 방문객은 평일에는 300~400여 명, 주말은 1300~1800여 명으로 일일 평균 645명 수준이다.

[제10경,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장생포는 고래의 모든 것을 한 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고래 특구이다. 박물관, 생태체험관, 장생포항의 옛 모습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돌고래와 함께하는 생태 설명회, 수족관 등을 운영하고 있고 고래여행 바다선을 타고 동해로 고래를 찾아 떠날 수도 있다. 2017년에는 5D입체영상관도 들어섰다.

장생포 고래 특구의 핵심 인프라인 '고래문화마을'은 우리나라 최대의 포경 전진 기지였던 울산 장생포에 조성된 고래 테마 마을이다. 이곳에는 장생포 옛 마을, 실물 크기의 고래를 형상화한 고래조각정원, 고래광장, 고래이야기길, 고래만나는 길, 선사시대 고래마당 등 고래와 관련된 특색있는 여러 시설이 들어서 있다. 특히 포경 산업이 절정에 달했던 1960~1970년대 울산 장생포의 동네 풍경을 그대로 복원한 장생포 옛 마을이 인상적이다. 추억의 학교, 우체국, 이발소, 사진관, 전파사, 구멍가게, 방앗간, 고래해체장, 고래착유장 등 총 23동의 건물과 당시의 생활 소품, 거리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았다. 이 외에도 각종 수중 식물을 만날 수 있는 수생식물원과 주말이면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 야외 무대, 아이들과 함께 놀기 좋은 고래놀이터 등 다양한 이용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울산대교가 보이는 고래문화마을의 초입에 설치된 5D입체영상관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곳은 1회에 80여 명이 관람 가능한 지름 13m, 높이 5m의 대형 원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상영되는 5D 영상은 '귀신고래의 귀환'이다. 이 영상은 새끼를 낳은 귀신고래가 고향인 장생포 앞바다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린 내용으로 약 11분 정도 상영된다. 5D입체영상관답게 물과 바람, 스모그 효과 등으로 눈 앞에서 귀신고래와 고래상어가 결투하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영상관의 2층에는 카페테리아와 야외 전망대가 있다. 시원한 바다와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울산대교가 한눈에 보인다.

장생포는 1986년 상업 포경이 전격 금지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뭍으로 고래가 들어오는 날이면 활기가 가득했던 마을에는 적막만이 흘렀다. 그렇게 장생포는 부자 동네에서 잊혀진 동네로 전락하였다. 하지만 고래는 장생포를 떠나지 않았다. 울산광역시 남구는 2000년대부터 울산 앞바다에 늘어난 고래를 울산만의 관광 자원으로 삼기 시작하였고, 장생포의 재도약을 꿈꿨다.

먼저 2005년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이 건립되었다. 이곳에서는 이제는 사라져버린 각종 포경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고래 실물 골격, 턱·이빨·수염 등 각 부위와 각종 고래 태아, 고래 영상과 소리 체험, 작살·포 등 고래잡이 도구와 해체 도구, 세계 고래 관련 자료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되어 있어 당시의 포경업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인근의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대형 수족관에서 살고 있는 돌고래를 직접 볼 수 있다.

[제11경, 외고산 옹기마을]
외고산 옹기마을은 선조들의 지혜와 슬기를 이어오고 있는 전국 최대의 옹기마을이다. 옹기아카데미관에서는 가족이나 단체 등이 전통 옹기 만들기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하며, 울산옹기박물관에서는 기네스북[Guinness Book of Records]에 등재된 세계 최대 옹기 등 300여 점의 숨 쉬는 그릇을 만날 수 있다.

외고산 옹기마을은 1957년 경상북도 영덕에서 옹기점을 하던 허덕만이 이곳에 옹기굴을 만든 게 시초이다. 이곳에 질 좋은 점토가 많았고 옹기를 굽기에 적합한 구릉지가 있었고,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땔감인 나무가 풍부했다. 또한 인근에 회야강이 있어 물이 풍부했고 동해남부선[현 동해선]을 통해 피난민이 몰려 있는 부산을 비롯한 남부 지방에 옹기를 공급하기도 좋았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옹기점만 10개에 이르렀고 400여 명[도공 200명]이 이곳에서 옹기 제작에 종사했다. 현재는 마을엔 128가구가 살고 있으며, 마을 사람들 중 30여 명이 옹기와 관련된 일을 한다. 마을 내 옹기 생산과 판매를 하는 곳은 9곳, 판매만 하는 곳은 5곳이다.

이곳에서는 재래식 옹기 제조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전통 제조 기법은 통가마[일명 대포굴]에 저온에서 점차 고온으로 높여가는데 완성까지는 8~10일 정도 소요된다. 근래에는 개량 가마인 노부리 가마[일명 칸 가마]나 새틀 가마[일명 콘테이너 가마]에, 연료도 나무와 벙커C유, 가스 등을 혼합하여 사용한다. 이렇게 구운 옹기는 용기 자체가 통풍이 잘 되어 담아놓은 내용물의 변질이 없으며 쌀독으로 사용하였을 경우에 쌀벌레가 생기지 않아 일 년 내내 신선한 쌀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외고산 옹기마을은 원료가 되는 점토의 분이 우수하며 가마터를 짓기 위한 지형 조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우수하며, 같은 업종의 회사가 밀집되어 있어 시장 형성이 유리한 편이다. 단단하고 질박하며 전통적인 흙을 사용할 뿐 아니라 바이오 세라믹이 함유되어 있어 환경호르몬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옹기마을에는 울산옹기박물관, 울주민속박물관, 옹기마을 공원 지구도 있다. 울산옹기박물관 1층 입구에는 기네스북 인증 최대 옹기가 볼만하다. 2011년 6월 28일 달성한 것으로 옹기의 수직 높이 223㎝, 최대 둘레 517.6㎝, 입구 둘레 214㎝, 입구 지름 69.4㎝에 달한다.

[제12경, 대운산 내원암 계곡]
백두대간이 남으로 남으로 힘차게 달리다가 한숨 쉬며 명산을 이룬 대운산(大雲山)[해발 742m]의 내원암 계곡은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고,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원효대사가 마지막으로 도를 닦았던 장소로 영남 제일의 명당으로 알려졌다. 내원암 계곡대운산 정상에서 흘러내린 물이 크고 작은 바위를 거쳐 돌면서 만들어낸 작은 웅덩이가 많아 한여름 물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수만 년의 세월이 빚어놓은 유구한 자연 유산인 이곳은 빼어난 폭포와 깨끗하고 청량한 물줄기가 계곡 구석구석에서 볼 수 있는데,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매년 5월이면 진분홍 철쭉이 뒤덮여 장관을 이루며,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절경을 만들어낸다. 대운산 철쭉제내원암에서 주최하는 가을 산사음악회 등 계절별로 다양한 행사도 진행되므로 방문 전에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내원암울산 공업탑에서 두왕로, 남창로를 따라 30분쯤 달려 대운의 위쪽 마을이란 뜻을 가진 상대마을로 들어서야 한다. 오른쪽으로 ‘운화리 성지(雲化里城址)’라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대운산의 한 봉우리와 그 아래 능선과 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길이 약 1㎞, 높이 100~220㎝의 포곡식 산성으로 2000년 11월 9일 울산광역시문화재자료 제14호로 지정되었다. 산성 아래에는 삼국시대 유적인 운화리 고분군삼광리 고분군이 있고 성 내에서 발견되는 토기 조각과 대운산 성터 아래에 펼쳐져 있는 운화리 고분군을 감안한다면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사용된 산성으로 추정된다.

제3공영주차장에서 내원암을 오르는 약 10㎞에 달하는 등산 코스는 경사가 완만해 별다른 트레킹 장비 없이도 가볍게 오를 수 있다. 내원암 초입에는 내원암의 본사였던 대원사(大原寺)의 옛터가 있고, 500여 년의 세월을 온몸으로 버티고 있는 팽나무 고목은 코끼리를 닮았다하여 보는 이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신라 중기 고봉(高峰)선사가 창건한 대원사는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오를 정도로 크고 이름난 절이었으나 1786년(정조 10)에 폐사되고 지금은 절터만 남아있을 뿐 그 외 사적(寺蹟)은 찾아 볼 수 없다. 단지 절터에 남아있던 부도를 통해 현하당(縣河堂)이란 승려가 대원사에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며 절에 관한 사연이 전설로 구전되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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